monan9 [퇴근일기] 사직서 전송 실패 한 달 반만 있으면 내가 기다리고 고대하던 퇴사 날이 온다. 근 2년을 채우자는 나 자신과의 약속으로 버티고 버텨왔는데 D + N day를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이제는 먹고 살아야 한다. 남편이 퇴사하고 치료받는 동안에는 내가 가장이었고 명절 가까이 왔을 즈음에는 부모님을 보러 가기 위해서 일했는데 이제는 또다시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퇴근해야 한다. 신기한 건 목적이 생기니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로 조금 자유로워졌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뭐 먹지? 라는 생각에 잠시 행복해진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 스킬이 생겼다 퇴근 전에 화가 식는다 정 힘들면 연차를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퇴근길 만원 버스도 잠시뿐 다 괜찮다. 퇴사 일기 끝 -> 퇴근 일기 시작 2023. 1. 21. [Memento mori] 나는 언젠가 죽는다 보통 제삼자의 죽음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일어날 때도 일어나지 않을 때도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기도 먼 얘기 같기도 그리고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너의 죽음은 더 와 닿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축하할 일보다 위로해야 할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내 주변에 너의 존재들에 대한 죽음이 가끔 생각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존재 중에 나는 없다. 나도 언젠가 죽고 더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될 텐데 어리석게도 나라는 존재에 대한 죽음은 아직 없다. 일단, 나의 죽음보다 너의 존재 특히 죽음과 가까운 너의 존재가 사라졌을 때의 나의 모습이 두렵다. 나는 너를 많이 위했을까? 아쉬움은 없을까? 후회하진 않을까? 오늘의 나는 미래의 죽음을 기억하고 더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 2023. 1. 21. [퇴사일기] 예민함이라는 걸림돌 동료가 퇴사하면서 말했다 "우리는 다 예민하잖아요. 원래 디자이너들은 예민해요" 속으로는 음... 나는 아닌데? 나는 굉장히 무던하고 털털한데? ...라고 생각했다. 내 직업은 꼼꼼하거나 섬세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그렇다 나는 예민하다. 덜렁이고 털털한 성격을 가졌다 한들 예민한 감각이 없으면 일할 수 없다. 근데 그 감각이 나의 회사 생활에 큰 걸림돌이 된다. "무슨 의도로 저렇게 말하는 거지?" "누구 씨 글에 왜 아무도 반응을 안 해주지?" "왜 나만 아니라고 하지... " "내가 좀 이상한가 튀나...?" 예민함은 곧 섬세하기도 배려심이 많기도 하다는 말일 텐데 동그랗고 획일화된 회사 안에서의 나의 모습은 네모나다 못해 가끔 모나 보이기도 한다. 그럴 때 굉장히 혼란스럽다. 분명 나는 예민해.. 2023. 1. 2. [퇴사일기] 치열했던 하루 퇴근했지만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 무언가 끊임없이 논쟁하며 업무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싸웠다. 1월의 나는 벌써 고통스럽겠구나 싶다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자리에 앉아서 한숨 돌렸다. 자 이제 내 업무를 해볼까...해도 계속해서 일이 터진다. 8시가 되어서야 본래 하던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집에 와서도 심장이 떨린다 손으로 쥐어짜지는 느낌..? 편하게 쉬고싶지만, 새벽이 돼서도 쉽사리 풀리지 않는다. 오늘 하루는 마치 전쟁과도 같았다 It seems like I was in a battle So did I survive? 자존심: Noooooo 🥺 2022. 12. 21. [퇴사일기] 언젠가는 자존심: 너 아직도 다니냐?? 나: 어... 그래도 2년은 마저 채워야지 얼마 안 남았잖아 일단 더 버텨볼게 연말에 쉬면 내년에 쓸 힘이 생기지 않겠어? 그리고.. 나 너무 고생했어 같이 일했던 동료들 다 떠나고 이제 새로 온 사람들은 편안한 환경에서 시작하는데 나는 이게 뭐야 내가 너무 안 됐잖아...? 내 환경도 좋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자존심: 글쎄...? 2022. 12. 17. [부부] 부부의 형태 부부가 된 지금 내가 너를 닮고 네가 나를 닮아서인지 사랑하지만, 예전보다 자력이 약해진 것 같다. 그래서 예전이 좋냐? 아니 티격태격 붙었다가 떨어지는 지금이 더 좋다! 2022. 12. 1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