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가격이 또 인상됐다고 한다. 연일 뉴스에서 쏟아지는 물가 얘기들
사과는 하나에 5천원이고 곧 김장철인데 배추가 너무 비싸서 금치를 담가야 할 정도
집에 먹을 게 없어 장을 보러 갔다.
남편이 우유를 좋아해서 사려고 하는데..
웬걸 죄다 비싸구나..
그람수 차이로 가격을 비교하고 있던 찰나
남편이 갑자기 신나 하며 계산대 쪽으로 갔다 돌아왔다.
돌아온 남편에 손에 쥐어진 건 유통기한이 며칠 안 남은 우유
할인율은 고작 몇백원이었는데..
찡하면서 울컥했다.
사실 나도 떨이 상품 나오면 유통기한이 짧아도 집는다.
혼자서 장보면 내 장바구니에는 온통 떨이 상품 혹은 특가 상품이다.
네잎클로버같은 행운(?)을 얻은 느낌이랄까?
근데 남편의 모습에서 내가 보이는건 조금 그랬다.
슬픈 감정일까? 뭔지 모르겠다.
우리 둘 다 궁상맞지만 웃기다하면서 마트를 세 바퀴나 돌았다.
돌고 돌아봐도 장바구니는 절대 무거워지지 않았다.
사실 곳간에 쌀도 있고!
추우면 외투 안 입고 보일러도 틀 거고!
주말에는 외식도 할 건데
근데 왜 이렇게 사는 게 퍽퍽한 느낌일까?
떨이 상품으로 연명하면서 마음만 부자이면 되는 걸까?
다들 이렇게 사나??
그럼 슬프지 않고 자연스러운 거였음 좋겠다.
물질 가득한 서울에서의 삶은 가끔 이유도 모르게
사람을 초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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